서울

제주항공은 자체적으로 비상절차 정기훈련을 운영하고 있으나, ‘양쪽 엔진 고장’은 발생 확률이 낮고 법정 필수 훈련 항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훈련 대상에서 제외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은 국제 항공 안전 기준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국제 사회는 이미 형식적 규정 중심의 훈련에서 벗어나, 실제 사고와 위험 데이터를 토대로 한 ‘증거 기반 훈련(EBT, Evidence-Based Training)’ 체계로 전환한 상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치명적이지만 충분히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정기훈련에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2009년 미국 뉴욕 허드슨강에 여객기가 비상 착수한 이른바 ‘허드슨강의 기적’ 이후,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양쪽 엔진 추력 상실과 같은 극한 상황을 2~3년 주기의 순환 훈련 필수 항목으로 편성해 왔다. ICAO 역시 관련 매뉴얼을 통해 양쪽 엔진 고장 상황에 대한 반복적 훈련의 필요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훈련 매뉴얼 인가 과정도 또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정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기준」에 따르면, 운항증명소지자인 항공사는 훈련 매뉴얼을 운영하기 위해 항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곧 국토교통부가 양쪽 엔진 고장과 같은 치명적 사고 시나리오가 빠진 훈련 매뉴얼을 그대로 인가해 왔다는 의미다.
김문수 의원은 "조종사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추락을 막기 위해 신의 경지에 가까운 동체 착륙을 감행했지만, 훈련 매뉴얼과 제도의 후진성으로 인해 더 안전한 대응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조위 조사 과정에서 항공사의 훈련 실적과 제도적 결함이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며 "책임 소재와 제도 개선을 위한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번 분석은 항공 안전이 개별 조종사의 기량이 아닌, 훈련 체계와 감독 제도의 문제임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발생 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배제된 훈련이 실제 참사로 이어진 만큼, 항공 안전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 -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갑)
장형덕 기자 gas4036@naver.com






편집 : 2026.07.26 (일) 1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