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빛 여백에 깃든 사유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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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빛 여백에 깃든 사유의 시간

- 목포시 노적봉예술공원 미술관, 5월 24일까지 ‘행간(行間)에 머무르다’ 개최…문인화·서예 수행미학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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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성종화 기자] 목포시 노적봉예술공원 미술관이 2월 13일부터 5월 24일까지 기획전 ‘행간(行間)에 머무르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문인화와 서예의 본질로 꼽히는 ‘수행’과 ‘여백’의 미학에 주목해, 형상과 형상 사이에 깃든 사유의 공간을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행간’은 글자와 글자 사이, 혹은 먹의 기운이 스며들다 멈추는 경계의 틈을 뜻한다. 이는 단순한 공백이 아닌, 작가의 호흡과 사유가 머무는 자리이자 관람객의 해석이 시작되는 공간을 상징한다. 화면 위에 드러난 형상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여백까지 작품의 일부로 확장해 바라보게 하는 개념이다.

이번 전시는 도연명, 이백, 두보 등 옛 현인들의 글과 정신을 현대 작가들의 붓끝으로 되살린다. 자연에 대한 경외, 삶의 유한함, 존재의 고독과 같은 보편적 사유는 절제된 획과 깊은 여백의 대비 속에서 새롭게 형상화된다.특히 먹(墨)의 번짐과 스밈, 그리고 멈춤의 과정에 주목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 번의 붓질에 담긴 선택과 절제, 농담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긴장감은 단색의 화면 안에서도 다층적인 울림을 만들어낸다. 화면을 채우는 것은 화려한 색채가 아니라, 비워냄으로써 완성되는 균형과 리듬이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빠르게 소비하는 시선이 아닌, 천천히 머무는 시선을 요구받는다. 먹빛이 번져 나가다 멈춘 자리, 획과 획 사이의 고요한 간극을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자연스레 겹쳐지며 사유의 폭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목포시 관계자는 "단색의 먹이 제안하는 여백의 감각이 관람객에게 또 다른 속도의 시간을 선사하길 기대한다”며 "이번 전시가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 노적봉예술공원미술관, 전시‘행간(行間)에 머무르다’ 포스터
성종화 기자 jinee71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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