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 어둠과 기피의 공간, 변화가 필요했던 공원
아산환경과학공원은 2011년 문을 연 복합 환경기초시설이다. 생활자원처리장(소각장)을 중심으로 생태곤충원, 장영실과학관, 그린타워 전망대 등을 한 공간에 집약해 운영해 왔다. 폐열을 활용한 주민편의시설 운영 등 친환경 시스템으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하지만 밤이 되면 상황은 달라졌다. 조명이 부족해 공원 전반이 어둡고 한산해졌고, 시민 이용률도 급격히 떨어졌다. 야간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소각장이 있는 공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역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공원의 기능은 충분했지만, 시민 체감도는 낮았던 것이다.
■ 19억 원의 투자, ‘빛과 이야기’를 입히다
아산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19억 원을 투입해 공원의 야간 명소화 사업을 추진했다. 단순히 조명을 밝히는 수준을 넘어, 공간 전체에 스토리와 체험 요소를 입히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공원 전역에는 경관조명이 설치됐고, 동선과 공간 구조도 전면 재정비됐다. 곳곳에는 포토존 역할을 하는 조형물이 배치됐으며, 아산시의 시조인 수리부엉이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호롱이’가 공원의 얼굴로 등장했다. 이를 통해 환경·생태·빛이라는 공원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 네 개의 테마존, 밤이 즐거운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된 호롱빛공원은 ▲달빛로드 ▲호롱빛놀이터 ▲매직스페이스 ▲별빛가든 등 네 개의 테마존으로 구성된다.공원 입구에서는 부엉이 눈썹을 형상화한 게이트와 고보조명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중앙광장에는 대형 팽이 조형물과 우주를 연상시키는 미디어아트가 설치돼, 밤하늘 아래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별빛가든에서는 씨앗조명과 디지털 자연 미디어아트가 결합돼 ‘빛 속을 걷는 산책’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실옥지 데크의 하트 조명은 가족과 연인들의 대표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고, 아이들을 위한 ‘호롱빛놀이터’는 은하수·빛·시간·에너지 등을 테마로 꾸며져 일몰 이후에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 "밤에 와도 무섭지 않다”… 시민 반응이 바뀌었다
변화는 시민들의 반응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밤에 와도 무섭지 않다”, "아이들과 사진 찍을 곳이 생겼다”, "저녁 산책이 기다려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낮에는 생태곤충원과 장영실과학관, 그린타워 전망대를 둘러보고, 해가 지면 호롱빛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하루 코스’ 방문 방식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공원은 단순한 환경시설을 넘어, 가족 단위 체류형 공간으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야간 경관 개선은 주변 지역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공원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이동 동선이 넓어졌고, 인근 상권에도 활기가 더해지며 도시 이미지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 소각장의 또 다른 변신… 우주로 향하는 그린타워
호롱빛공원의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때 소각장 굴뚝이었던 ‘아산그린타워’는 이제 국가 우주항공 연구 기반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아산시는 지난해 6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린타워를 활용한 우주발사체 무중력환경 시험시설 구축과 항공·우주 기술 홍보에 협력하기로 했다. 항우연은 차세대 발사체 부품 개발을 위한 낙하시험시설(드롭타워) 부지를 검토하던 중, 높이 150m에 달하는 그린타워의 구조적 가능성에 주목했다.이에 아산시는 타워 내부의 빈 공간을 연구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존 소각장이 국가 미래 산업을 뒷받침하는 연구 인프라로 재탄생하는 길을 열었다.
■ 힐링과 과학, 미래를 잇는 도시 자산으로
시는 향후 공원 내에 대형 누리호 조형물을 설치해 대한민국 우주항공과학의 성과를 시민과 방문객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공간이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장소로 변모했다는 상징성 역시 함께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오세현 아산시장은 "호롱빛공원은 기피시설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민의 일상을 밝히는 도시 자산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앞으로도 공원의 가치를 확장해, 시민이 안전하고 즐겁게 머물 수 있는 야간문화 공간이자 미래 과학의 거점으로 완성해 가겠다”고 밝혔다.빛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이야기로 공간을 살리며, 과학으로 미래를 연결한 아산 환경과학공원. 이곳은 이제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도시가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하나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사진1.2 - 도시의 밤 밝히는 호롱 빛 공원
김도영 기자 jinee7198@naver.com






편집 : 2026.07.27 (월) 05:08


